영화 하얼빈 : 인간적인 안중근에 대해서

영화 하얼빈 공식포스터

 

1. 긍정적 평가

일반적인 한국 상업영화의 작법을 답습하는 대신 감독 본인의 연출적 의도와 고집을 진하게 녹여낸 영화입니다. 감정적 접근이나 일명 '도파민'이라 불리는 스펙터클을 상당 부분 배제하고 건조한 작법을 택했으며, 여기에 전개 속도도 비교적 느리고 정적인 영화라 대중성은 높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이는 좋든 나쁘든 300억이나 되는 거대 자본을 투입한 영화로써는 굉장히 이례적인 작법이었는데, 영화 밀정이나 영화 남한산성과 비슷하게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특색이 동시에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 때문에 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하얼빈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게 되었습니다. 

 

2. 부정적 평가

영화 하얼빈에서 영웅 안중근의 모습을 기대한 관객들은 비교적 실망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확고한 신념으로 항일무장투쟁을 해왔던 안중근을 고뇌하고 나약한 일면이 있는 한 개인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독립군 모두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에 비교적 군상극에 가깝다는 평가가가 다양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각본에 대해서도 원래 우민호 감독은 각본의 밀도에 있어서는 다소 앙상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안중근의 행동 동기를 구축하는 과정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캐릭터 구축의 면에서도 단점을 노출하여 김상현을 제외한 가상 인물들의 활용도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3. 단평

토론토 영화제에서는 적당히 준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캐릭터 구축이 다소 약하지만, 역사적 소재를 토대로 한 흥미진진한 각본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매력적인 스릴러를 만들어 낸다는 쪽을 집약됩니다. 미국 배급사 웰 코 유에스에이의 도리스 파드레셔 CEO는  "우민호 감독이 복잡한 역사를 서사시를 엮어냈고, 홍경표 촬영감독의 손길이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 아프게 생명을 불어넣었다"면서 "인류 역사에서 한국과 전 세계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중요한 시기에 대한 긴장감 넘치고 시각적으로 놀라운 묘사"라고 북미지역에 영화 하얼빈 개봉을 추진하는 배경까지 설명했습니다.

 

4. 실제 역사와의 비교

주요 등장인물 중 안중근, 우덕순, 최재형, 이토 히로부미는 실존 인물이고 김상현, 이창섭, 공부인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 하거나 여러 명이 합쳐진 인물이며 모리 다쓰오는 가상 인물입니다. 실제로 안중근과 함께 하얼빈 의거에 동참한 동지였던 유동하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극중 이토 히로부미가 만주 독립군이 자신을 암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자 꺼낸 "조선이란 나라는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야.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단 말이지"라는 대사는 영화적 허구이며 실제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5. 기타

2022년에 개봉한 뮤지컬 원작 영화 영웅 이후 2년여 만에 동일한 소재로 같은 배급사에서 영화를 개봉했기 때문에 비교과 될 것으로 보였지만, 영화 영화 영웅과는 소재와 일부 작법만 동일할 뿐 매우 상반되는 영화로 영화 영웅은 뮤지컬 장르, 신파극으로 평론가에게는 낮고 대중들에게는 높은 평가였습니다. 영화 하얼빈은 드라마 장르, 신파극 배제로 평론가와 대중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본인이 그리고 싶었던 안중근은 영웅 안중근이 아닌 거사를 치르기 위해 하얼빈까지 가는 여정 속 고뇌와 번뇌, 두려움, 고독, 쓸쓸함을 그리고 싶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해당 영화는 2025년 4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